휘경역에서 외대앞역으로: 학문과 지역의 상징적 변화
서울의 지하철 역 이름은 그 지역의 역사, 발전 과정, 그리고 상징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휘경역에서 외대앞역으로의 이름 변경이다. 휘경역은 과거 서울의 주거 지역 중 하나였던 휘경동을 대표하는 역으로 개통되었으나, 1990년대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인근 지역의 상징적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역의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휘경역이 외대앞역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배경, 그 변화의 과정, 그리고 이로 인해 지역 사회와 학교에 미친 영향을 다뤄보고자 한다.
1. 휘경역의 탄생
서울 지하철 1호선 휘경역은 1985년 개통되었다. 당시 이 역은 서울 동부 지역의 주거지 중 하나인 휘경동과 연결되어 있었다. 휘경동은 주로 중산층 주택들이 밀집된 지역으로, 역은 지역 주민들의 교통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또한, 휘경역은 동대문구의 휘경동과 회기동 사이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두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지하철역으로 기능하였다.
역 개통 당시만 해도 휘경역 주변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대학이 성장하기 전까지는 주거지와 소규모 상권이 형성되어 있던 평범한 서울의 외곽 지역 중 하나였다.
2.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성장과 지역적 영향
199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는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어 교육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다양한 언어와 외국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학문적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더불어 학생 수가 급증하고, 국내외에서 외국어와 국제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학교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본 캠퍼스가 휘경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학교와 관련된 학생, 교직원 및 방문객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역 주변 상권도 학생 및 학교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 카페, 서점, 문구점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휘경역의 이용객은 사실상 한국외대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3. 역 이름 변경의 필요성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휘경역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 지역의 역이 아니었다. 한국외대의 확장과 학교의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이 역은 학생들과 교직원이 자주 이용하는 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역 이름이 ‘휘경역’인 만큼, 외부인들은 해당 역이 학교와 가까운지에 대한 인식을 잘 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 측과 지역 사회는 역 이름을 ‘외대앞역’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외대의 명성에 걸맞게 학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도 직관적인 안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휘경역 이름 변경을 추진한 주체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대문구청이었다.
4. 역 이름 변경 과정
휘경역의 이름을 외대앞역으로 변경하기 위한 과정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다. 역 이름 변경은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했다. 일부 주민들은 기존의 ‘휘경’이라는 명칭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대다수는 대학의 중요성을 고려해 변경에 찬성했다.
2001년 8월, 휘경역은 공식적으로 ‘외대앞역’으로 이름을 변경하게 되었다. 새로운 역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가까이 위치해 있는 이점을 더욱 강조하는 동시에, 학교의 상징성을 지역 내에서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5. 이름 변경 이후의 변화
외대앞역으로 이름이 변경된 이후, 역 주변의 상권과 지역 분위기 또한 크게 변화하였다. 학교 앞에 위치한 상권은 더욱 활성화되었고, 다양한 학원과 교육 시설들이 밀집하면서 외대앞역 주변은 학문적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교통 이용 편의성도 크게 향상되었다. ‘외대앞역’이라는 명칭 자체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외부인들이 찾기도 쉬워졌고, 학교의 명성 역시 한층 더 높아졌다.
또한, 외대앞역 주변은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도 자리 잡게 되었다. 역 근처의 카페, 서점, 음식점 등은 학생들과 방문객들로 붐비며 활발한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다. 학교와 가까운 상권과 더불어 외대앞역은 젊음의 기운이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6. 휘경동과 외대의 공존
흥미로운 점은, 역 이름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휘경동은 여전히 지역의 중요한 주거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휘경동 주민들은 이름 변경을 통해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휘경동 자체의 지역 정체성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또한, 한국외대 학생들과 휘경동 주민들이 공존하면서 상호 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렇듯 휘경역에서 외대앞역으로의 이름 변경은 단순한 지하철 역 이름의 변화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학교가 함께 성장하며 변화해 온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 결론
휘경역이 외대앞역으로 변경된 것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성장과 지역 발전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단순한 교통 거점에서 학문적 중심지로 발전한 외대앞역은 역 주변 상권과 지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학교와 지역 주민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활기찬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외대앞역은 서울의 중요한 교통 허브이자 학문과 문화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장소로서 그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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